‘호렌소(ホウレンソウ)’와 ‘컴플라이언스(コンプライアンス)’ – 일본 회사의 직장 상식

일본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단순히 일본 사람들은 꼼꼼한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일본 회사를 다녀본 결과 꼼꼼하게 일을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 회사에서 일할 때 꼭 알아야 하는 두 개의 단어 – ‘호렌소’와 ‘컴플라이언스’가 있습니다. 때로는 최고의 무기로 활용되지만 때로는 걸림돌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럼 일본 회사에서 ‘호렌소’와 ‘컴플라이언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소개 드리겠습니다.

오늘 ‘호렌소(ホウレンソウ)’ 하셨나요?

일본어에서의 ‘호렌소’는 1982년까지만 해도 단순히 ‘시금치’라는 의미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1982년에 당시 야마타네증권의 사장 – 야마자키 도미지(山崎富治)가 업무 시 ‘보고(報告), 연락(連絡), 상담(相談)’의 중요성을 제기하였으며, 그 후 일본 회사에 *’호렌소’ 문화가 정착되어 신입사원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호렌소(ホウレンソウ)’는 ‘보고, 연락, 상담’의 머리글자를 딴 조어로 시금치의 일본어 발음과 동일

그럼 ホウレンソウ(호렌소)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리킬까요?

보고: 상사가 지시한 업무를 수행 시,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것
연락: 본인의 의견을 배제한 후, 관련 담당자한테 보고하는 것
상담: 스스로 판단할 수 없을 때, 상사한테 의문사항을 질의하는 것

간단히 정리하자면 회사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 상사와 부하가 순조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하여 오해와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취지는 좋았지만 일본 회사에 ‘호렌소’ 문화가 정착되면서 평사원들의 직장 생활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그럼 ‘호렌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1.상사의 마음

대부분의 직장 상사는 부하한테 ‘호렌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행동으로 옮기도록 요구합니다. 하지만 본인한테는 적용하지 않고 스스로 보고받는 입장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일방적으로 보고하는 행위에 그치게 되어 ‘호렌소’의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2.책임을 전가하는 도구

일부 일본 회사에서는 ‘호렌소’의 세 번째 단어 ‘상담’을 특별히 강조합니다. 사사건건 모두 상사한테 보고해야 하는가 하면 보고할 때 핵심적인 부분을 전달하지 않아 일이 딜레이 될 때도 있습니다. 이 경우 만약 더 높은 사람으로부터 질책을 당하면 ‘나는 보고했는데 아직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혹은 ‘나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 등의 방식으로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게 됩니다.

3.먼저 상사한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시스템

임기응변이 필요한 상황일수록 ‘호렌소’의 단점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대형 행사 같은 경우 사전에 직원의 업무 내용과 담당 구역을 정해 놓지만,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구역의 담당자는 행사 총괄 담당자한테 대처 방식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1시간 정도 소요될 때도 있습니다. 회신을 받기 전에 독자적으로 처리하면 월권행위를 했다고 질책을 당할 수 있을뿐더러 ‘호렌소’도 하지 않은 것이 됩니다. 이 때문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서 나중에 욕먹는 것보다 승인이 떨어질 때까지 대기합니다.

‘호렌소’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의 목소리는 아랫사람은 일하기 힘들고 윗사람은 업무를 지시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최근 직원들의 자의식이 점점 강해지면서 ‘확인, 연락, 상담’이라든가 *’호시카키도미칸(ほしかきとみかん)’ 등 새로운 개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무지양품(MUJI)은 ‘호렌소’ 제도가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2013년에 공식적으로 ‘호렌소’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호시카키도미칸(ほしかきとみかん): 칭찬하다/꾸짖다/공감하다/듣다/묻다/인정하다/감사하다의 머리글자를 딴 조어로 훌륭한 상사의 말하는 방법을 가리킴.

24시간 지켜야 하는 컴플라이언스

컴플라이언스는 최근 10년에 일본 회사와 직장인들이 가장 신경 쓰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근속연수와 관계없이 컴플라이언스 위반 행위를 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가리키는 컴플라이언스는 윤리와 법령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획을 할 때 혹은 외부 활동에 참가할 때, 심지어 퇴근길에도 사회 윤리와 법령을 지켜야 하며 합리적인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회사 이미지에 피해를 주는 행위는 대중의 반감을 살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회사의 경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류 혹은 웹사이트에 저작권 이슈가 있는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 인터넷에 회사 관련 소문을 내는 것, 부하한테 회식을 강요하는 것, 회사의 컴퓨터로 개인 사무를 처리하는 것, 전철 이용 시 사원증을 착용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을 밀거나 만취 상태로 전철을 이용하는 등 행위는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획을 할 때 일부 사람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면 해당 내용은 바로 삭제해야 합니다.

위와 같이 ‘컴플라이언스’의 범위가 상당히 광범위하여 타인을 거절하거나 스스로 본인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상사 혹은 누군가가 ‘컴플라이언스 문제 있어요’ 혹은 ‘컴플라이언스 심사 부서에 확인해야 해요’라고 하면 해당 기획안은 더 이상 진행이 안 되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거부할 것인지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

회사의 역사가 오래되고 규모가 클수록 기업 내에 ‘호렌소’와 ‘컴플라이언스’가 깊이 침투되어 있습니다. 자유롭고 독자적 작업을 선호하는 한국 사람한테는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일본 회사를 선택한 이상, ‘호렌소’와 ‘컴플라이언스’ 개념에 익숙해진 사람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거부할 것인지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모두 개인의 선택이고 정확한 답은 없습니다. 이번에 소개 드린 내용이 일본 회사에 취직하고자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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