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트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한국 음식 만들기 -김밥 편-

고추장이나 떡볶이 떡, 신라면 등, 요즘에는 한국 식재료를 일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한국 음식의 모든 재료가 다 일본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산다는 말이 있지요. 이번에는 일본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한국 음식, 김밥 편을 소개합니다.

한국 김밥

한국에는 김밥 전문점도 많고 김밥용 재료도 다양하게 판매되기 때문에 김밥이 당길 때는 언제든지 쉽게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에도 김밥을 판매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또 만들어 먹자니 김밥용 재료를 사러 한인 마트까지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일본 마트에서 판매하는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김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필요한 재료 구입부터 재료 손질, 김밥 말기까지,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김밥 만들기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이번 기사의 재료는 김밥 2줄을 만들기 위한 양입니다. 2줄 이상 만들기를 희망하시는 분은 필요한 만큼 양을 늘려주세요.

재료 구하기

김밥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김과 밥일 텐데요. 한국처럼 일본도 쌀이 주식이기 때문에 흰쌀밥을 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김밥 2줄에 필요한 쌀 양은 약 1.5홉(1.5合)이 적당합니다.

과연 일본에도 김밥용 김이 있을까요?

김밥용 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본에도 김밥용 김이 존재합니다. 일본에는 밥과 회 등의 신선한 속재료를 김에 말아 만든 노리마키(のりまき) 혹은 마키즈시(巻き寿司)라는 초밥이 있는데, 이 초밥을 만들 때 사용하는 김이 바로 위의 사진과 같은 구운 김(焼のり)입니다. 김밥을 만들 때 저는 보통 이 구운 김을 사용합니다.

요즘에는 일본 마트에서도 한국의 반찬용 도시락 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한국산이어도 김밥을 말 때 도시락 김은 적당하지 않으니, 웬만하면 김밥용 김과 가장 비슷한 크기와 모양의 구운 김을 사용하도록 합시다. 맛은 한국 마트에서 판매하는 김밥용 김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 외 필요한 재료

김밥 재료

시금치: 일본어로 ほうれん草(호-렌소-)라고 합니다. 어느 마트에서든 야채 코너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양이 많아 보이지만 데치고 나면 부피가 줄어들므로 한 봉지 다 사용합니다.

당근: 일본어로 にんじん(닌진)이라고 합니다. 당근 역시 어느 마트에서든 야채 코너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이즈가 작은 경우 하나 다 사용하고, 조금 큰 경우 2/3 정도 사용하면 딱 좋습니다.

단무지: 일본어로 たくあん(다쿠앙)이라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단무지를 주로 반찬으로 먹기 때문에 일본 마트에서는 단무지를 먹기 좋게 잘라서 판매하거나, 아니면 아예 절인 무 통째로 판매합니다. 한국의 김밥용 단무지처럼 얇고 길쭉하게 가공된 것은 없기 때문에 저는 먹기 좋게 잘라진 것을 사용합니다. 단무지는 보통 절임 식품 코너에 있습니다.

계란: 일본어로는 たまご(다마고)라고 합니다. 어느 마트이든 계란 코너가 따로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계란 한 알만 사용합니다.

햄: 사실 일본 마트 어디를 둘러봐도 김밥햄과 비슷한 햄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스팸이 있지요! 스팸 대신 런천미트를 사용해도 괜찮지만, 스팸만큼 짭조롬하지 않아서 김밥을 먹었을 때 여운이 덜 합니다. 저는 건강을 위해 25% 라이트를 사용합니다만, 맛만 따지면 오리지널을 넣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게맛살: 일본에서는 게맛살을 カニ風味かまぼこ(카니후-미 가마보코)라고 합니다. 게맛살 역시 길쭉하게 김밥용으로 가공된 것은 없기 때문에 짧은 것을 두세 개 이어서 사용합니다.

그 외에 재료의 간을 하기 위해 소금(塩, 시오), 볶은 참깨(いりごま, 이리고마), 참기름(ごま油, 고마 아부라)이 필요합니다.

입맛에 따라 우엉이나 어묵을 넣어도 좋고, 슬라이스 치즈를 넣어 치즈 김밥을, 마요네즈로 맛을 낸 참치를 넣어 참치 김밥을 만들어도 좋습니다만, 이번에는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딱 기본 재료만 사용해서 김밥을 만들겠습니다.

재료 준비하기

김밥 재료 준비

· 김: 가스레인지에 한 번 가볍게 구운 뒤 사용합니다. 다만, 김 자체가 구운 김이기 때문에 굳이 또 구울 필요는 없으니 취향에 따라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 밥: 밥이 익으면 소금을 티스푼으로 반 스푼 정도 넣어 간을 하고, 볶은 참깨 한 스푼과 참기름을 두 바퀴 돌려 넣어 밥을 코팅하듯 섞어 준 뒤 잠시 식혀줍니다. 밥이 너무 뜨거우면 김밥을 말 때 찢어지기 쉬우니 꼭 10분 정도 골고루 식히시기 바랍니다.

· 단무지: 사진과 같이 이미 잘게 잘린 단무지(사진 오른쪽 하단 참고)를 구매했다면 따로 손질할 것 없이 그대로 사용하면 되지만, 식당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반달 모양의 반찬용 단무지를 구매하셨다면 잘게 잘라 주셔야 김밥 말기가 편합니다.

· 게맛살: 게맛살은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서 사용합니다. 혹시 구매한 맛살 굵기가 너무 굵다 하시는 분들은 반 갈라서 사용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김밥에는 세 개를 줄줄이 넣을 예정이므로 총 6개만 있으면 됩니다.

· 햄: 스팸을 적당한 굵기로 길게 자른 후 살짝 구워서 사용합니다. 김밥에는 세 개를 줄줄이 넣을 예정이므로 총 6개만 있으면 됩니다.

· 시금치: 끓는 물에 시금치를 넣고 약 3분간 데칩니다. 참고로 시금치를 넣기 전에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어주면 시금치의 색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시금치가 다 데쳐지면 찬물에 헹군 후 꽉 짜서 다른 그릇에 옮긴 뒤 다진 마늘, 소금, 통깨 약간을 넣고 버무립니다.

· 당근: 당근은 채 썰어서 준비합니다. 시금치처럼 데쳐도 괜찮고, 프라이팬에 살짝 익혀줘도 좋습니다. 필자는 프라이팬에 기름은 두르지 않고 소금만 약간 넣은 후 살짝 익혀줬습니다.

· 계란: 소금을 티스푼으로 반 스푼 정도 넣고 계란을 섞어 지단을 만든 후, 길게 썰어 준비합니다.

재료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재료가 다 너무 짜지 않도록 간을 ‘적당히’하는 것입니다. 또, 재료가 남으면 다음 날 비빔밥 재료로 사용하면 되니 양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김밥 말기

김밥을 말기 전 먼저 김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일본 김밥 김
김의 겉면(왼쪽)과 안면(오른쪽)

일본 김에는 겉면과 안면이 구분되어 있는데, 매끈한 면이 겉면, 김밥 가로세로 선이 보이는 거친 면이 안면입니다. 김밥 옆구리가 터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안면에 재료를 올려야 합니다. 밥을 놓기 전에 먼저, 김밥 안면에 참기름을 발라 주세요.

김밥 재료

(1) 먼저, 잠시 식힌 밥을 김 위에 올리고 김의 80% 정도까지 밥을 채워줍니다. 이때 밥을 고르고 평평하게 잘 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김밥 속 재료는 정중앙에 탑을 쌓듯이 올립니다. 저는 계란 지단→당근→단무지→시금치→햄→맛살 순서로 했습니다. 당근이나 단무지와 같이 자잘한 재료를 탑 중간에 쌓아주어야 김밥을 말기도 편하고 재료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참사를 막을 수도 있습니다.

(3) 김밥 재료를 다 올렸으면,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꾹꾹 눌러가면서 김밥을 동그랗게 말아 줍니다. 재료가 튀어나오지 않도록 꾹꾹 말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김밥을 다 말면 마지막에는 밥풀을 이용해 마무리 해 줍니다.

(5) 김밥을 썰기 전에 김밥 위에 참기름을 한 번 더 발라주고, 기호에 따라 참깨를 올립니다.

김밥 말기

(6) 마지막으로 칼로 썰어주면 완성입니다. 칼이 날카롭지 않으면 김밥을 썰 때 내용물이 다 튀어나오거나 김이 제대로 잘리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김밥을 말기 전에 미리 갈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김밥

이렇게 해서 김밥이 완성되었습니다! 여러분, 어떠셨나요?

김밥은 형형색색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좋아서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은 한국 음식의 하나입니다. 일본에는 사람들이 한 데 모여 함께 일본식 김밥을 해 먹는 ‘데마키즈시 파티(手巻き寿司パーティー)’라는 소소한 식문화가 있다고 하는데요. 김밥이 먹고 싶을 때 이렇게 혼자 해 먹는 것도 좋지만, 일본인 친구와 함께 김밥 만들기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친구에게 김밥 만드는 법을 알려주며 서로 좋은 추억을 쌓아 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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