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과 욕실은 별도가 필수? 한일간 화장실 문화의 차이

한국과 일본은 이웃나라라는 점에서 비슷한 문화와 가치관을 공유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방면에서 문화와 생활 양식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화장실 문화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며 저는 일본 생활 8년차가 되어서야 흥미로운 양국의 화장실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일본의 화장실 문화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일본의 화장실: ‘유닛바스’와 ‘욕실, 화장실 분리’

일본 화장실

일본의 작고 간소한 독신자용 아파트에는 욕실과 화장실이 일체화된 ‘유닛바스’가 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형태여서 저는 지난 7년간 큰 불편없이 생활했습니다. 그런 저는 8년차가 된 작년에 이사를 하게 되었고 부동산 상담 시 담당자가 ‘욕실, 화장실 분리된 것이 좋죠?’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물어봐서 의아한 적이 있습니다. 항상 일체형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별 불편함이 없었고, 욕실과 분리된 일본식 화장실(맨발이나 실내화를 신고 드나드는 형태)은 청소의 어려움이 예상되어 별로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으로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분리형 화장실이 딸린 주택은 그것만으로도 가격이 더 비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고민 끝에 주위의 조언을 듣고 과감히 화장실이 분리된 곳을 선택했습니다.

이사 첫날, 가장 마음에 든 곳은 바로 화장실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차가운 타일이 아닌 일반 벽지로 마감된 인테리어, 최신식 비데, 앉아서 소설책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안락해 보이는 분위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일 년 가까이 사용해본 바, 신세계’를 접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 제가 가지고 있던 화장실에 대한 상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일체형 화장실과 분리된 화장실,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1. 청소와 청결도

화장실 청소

일체형 화장실은 물청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청소가 간편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간편함 때문에 화장실 청결에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분리형 화장실을 쓸 때까지 소변을 앉아서 본 적이 없었습니다. 서서 보는 편안함이야말로 남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여겼죠. 용변을 본 후에 주변 청소는 대충 눈에 보이는 부분만 휴지로 닦거나 물로 씻어내는 식이었습니다. 화장실이 분리되면 하나의 방의 개념이 되고, 용변이 사방에 튀면 청소가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앉아서 볼일을 보고 청결하게 사용하게 됩니다. 분리형 화장실은 청결에 더 신경을 써야 되고 물청소가 어려워서 화장실 전용 세제와 청소 시트를 사용하는 등, 수고가 더 듭니다. 실제로 일본에는 다양한 청소용 도구와 세제, 방향제 등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일본인이 크게 놀라는 한국의 화장실 문화로 쓰레기통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도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그대로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공공화장실이나 식당에 딸린 화장실, 가정집에서는 막히는 것을 염려하여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곳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 일본은 50년 이상의 오래된 건물에서도 휴지는 변기에 버리는 것이 관습화되어 있습니다.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한국의 일부 화장실 문화가 일본인들에게 불결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아쉽습니다. 청결도와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한국에서도 휴지는 변기에 그대로 버릴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되면 좋겠습니다.

청소용품
일본 화장실 청소용품: 변기와 변기 주변 다 닦아서 변기 안에 버릴 수 있 있는 청소시트

2. 편의성

유닛바스

분리형 화장실은 편의성이 높습니다. 우선 다른 사람이 욕실 사용 중이라도 화장실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 화장실에 전용 발판 등을 사용하는 집이 많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욕실용 신발이 젖어있거나 신발을 신는 것이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일체형은 방처럼 맨발이나 슬리퍼를 신은 채로 편하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일체형 화장실에서 젖은 바닥에 휴지를 떨어뜨려서 젖어버린 경험이 종종 있었는데요, 분리형은 그럴 염려가 없는 점도 좋습니다.

3. 분위기

화장실
NavinTar / shutterstock.com

우선 분리형 화장실은 차가운 타일이 붙어 있는 화장실보다 인테리어 면에서도 안락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며 조명도 더 화사한 편입니다. 볼일을 보면서 책을 보기도 편한 환경으로, 실제 일본에는 화장실을 만화방이나 서재처럼 꾸며놓은 사람도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만물에 신이 존재한다는 신토문화가 있죠. 화장실에도 신이 존재하며 깨끗하게 써야 한다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인테리어 용품과 방향제 등으로 자기 만의 청결하고 안락한 공간으로 꾸미는 것도 외국에서는 보기 드문 일본의 화장실 문화입니다.

어떠셨나요? 한국의 일체형 화장실, 유닛바스라고 불리는 일본의 일체형 화장실, 그리고 일본의 분리형 화장실까지 모두 사용해 본 제 경험을 토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본에 오실 때는 가게나 게스트 하우스 등, 여러 화장실을 유심히 보시고 기회가 있으면 일반 가정집의 화장실도 보고 한국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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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의 정보는 공개 시점의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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